1. 영화 소개
임시공휴일이었던 1월 27일에 말할 수 없는 비밀(2025) 한국판 리메이크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원작의 설렘을 잘 살리면서도 한국의 정서에 맞게 차별화된 점은 무엇일지 기대하면서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원작과 설정이 다소 바뀌면서 한국 정서에 부합하면서도 꽉 닫힌 해피엔딩을 맞이하면서 영화가 끝났습니다.
한국판 리메이크 작품의 등장인물, 줄거리는 물론 원작과는 어떤 점에서 차별화를 두었는지가 감상의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음악의 역할이 중요한 영화인 만큼 피아노 배틀 당시 연주했던 곡, 그밖에 ost에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지 않을 수 없는데요.
또한 풋풋한 사랑의 감정을 잘 담은 영화의 배경이 된 촬영장소가 어디였는지도 궁금하실 것 같습니다.
이제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2. 등장인물
김유준(도경수)

화려한 이력의 천재 피아니스트입니다.
독일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피아노 연주에 염증을 느껴 아버지(배성우)가 교수로 있는 명운 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오게 됩니다. 교환학생으로 온 첫날 음대 연습실에서 정아를 보고 첫눈에 반합니다.
유정아(원진아)

명운대학교에 다니며 피아노를 전공하는 3학년 학생입니다.
유준을 자신의 운명의 상대로 믿고 있습니다. 요즘 세상에 찾아보기 어려운 휴대폰이 없는 학생이며 자꾸 사라져서 유준을 애타게 합니다.
박인희(신예은)

명운대학교에 다니며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유준의 친구입니다.
유준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착각해서 유준에게 입을 맞추기도 합니다.
유준의 아버지 (배성우)

아들과 친구같이 격 없이 지내며 많은 조언을 해줍니다.
극 중에서 감초 역할을 담당하며 웃음을 유발합니다.


3. 줄거리(스포주의)
독일에서 유학 중이던 피아니스트 유준은 무대에서 연주할 때 심리적 이유로 손목이 아프고 온몸이 떨리는 증상을 보이다 쓰러집니다. 치료차 6개월 간 한국에 있는 명운 대학교에 교환 학생으로 머물게 됩니다.

등교 첫날 음대 연습실에서 피아노 밑에 있는 정아와 마주칩니다.
유준은 정아에게 자꾸 눈길이 가고 정아도 자신에게 관심을 갖는 유준이 싫지 않은 느낌입니다.
유준은 한국에 온 후 피아노만 봐도 지겨워서 단 한 번도 피아노를 치지 못했습니다.
정아는 유준에게 맨 처음 연주했던 곡을 물었고 유준은 '고양이 춤곡'이라고 답합니다. 유준은 정아와 함께 고양이 춤을 듀엣으로 연주하면서 다시 피아노 연주에 재미를 느낍니다.


정아 덕에 슬럼프를 극복한 유준은 학교 피아노 배틀에서 3연패의 주인공을 누르고 승리합니다.
한국에 와서 피아노를 거들떠보지도 않던 유준이 배틀에 참여한 이유는 정아에게 라흐마니노프 악보를 선물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유준이 정아에게 악보를 선물합니다. 악보 뒤에는 유준의 전화번호가 적혀 있습니다. 유준은 정아를 집에 초대해 음식을 대접합니다.
정아는 유준의 집에서 유준이 궁금해하던 곡인 '비밀(secret)'을 연주합니다. 유준이 정아에게 빨리 쳐서 기억하기 어렵다고 말하자 정아는 유준에게 집에 갈 때는 빨리 친다고 답을 합니다. 그러면서 연습실에서는 이 곡을 치지 말라며 금기사항을 말해줍니다. 정아가 유준에게 답가를 청하자 유준은 70주년 연주회가 있는 날 너를 위해서 연주하겠다고 답합니다.
이날 테라스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음대가 통폐합되면서 70주년 연주회 날 음대 건물이 철거된다는 말에 정아의 표정이 어두워집니다.
유준은 설레면서도 한편으론 두려운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합니다.
정아는 자신의 비밀을 말할 수 없어서 유준은 곧 떠날 사람이라고 답합니다. 유준이 자신은 언제나 정아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고 둘은 마음을 확인하는 키스를 합니다.
유준의 어머니 연주회날 둘은 만나기로 약속하지만 정아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사라진 정아의 행방을 찾기 위해 유준은 학교 행정실에도 찾아가고 정아의 집 벨도 누릅니다. 학교에서는 유정아라는 학생이 없다고 하고 집에서는 잘못 찾아왔다는 대답이 돌아오자 허탈하면서도 배신감이 차오릅니다.

인희와 유준이 협주곡 연습을 하고 있었고 유준의 마음을 오해한 인희가 유준에게 기습 뽀뽀를 합니다. 그 순간 정아가 그 모습을 보고 놀라서 도망가고 유준은 정아에게 달려갑니다.

정아는 유준에게 자신은 휴학을 할 거라고 또다시 거짓말을 하고 유준은 네 이름이 유정아인 건 맞는 거냐며 화를 냅니다. 당황한 정아는 서둘러 돌아가려고 하고 유준은 지금 가면 끝이라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정아는 알겠다고 말하면서 돌아섭니다.
70회 정기 연주회날이 다가오고 유준이 연주회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는데 관객석 끝에 정아가 서있다가 밖으로 나갑니다. 유준은 그런 정아를 잡기 위해 연주를 멈추고 공연장 밖으로 뛰쳐나갑니다. 정아를 붙잡고 이제 어떤 비밀이든 상관없다고 가지 말라고 자신의 진심을 말합니다. 그래도 정아는 울면서 가야 한다며 다시 연습실로 달려갑니다.
그때 음대 교수인 아버지가 쫓아 나와 유준에게 다시 공연장으로 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유준은 그럴 수 없다며 정아에게 갈 거라고 말합니다. 아버지는 그게 무슨 말이냐며 처음부터 여기에 너 혼자만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 순간 유준은 정아와 함께였을 때 이상했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유준이 아버지를 뿌리치고 연습실에 도착했지만 정아는 없었습니다. 그때 유준의 휴대폰이 울립니다.
((((결말))))
전화를 건 사람은 다름 아닌 정아의 어머니였습니다.
정아의 어머니가 집으로 유준을 데려가서 정아가 소중하게 여겼던 악보를 보여줍니다.
그 악보는 유준이 피아노 배틀에서 승리해서 받았던 라흐마니노프 악보였습니다.
악보 뒷장에 적힌 유준의 번호를 보고 유준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입니다.
정아는 연습실에서 우연히 '비밀(secret)' 악보를 발견하고 20년 뒤 미래를 오가는 시간 여행을 하며 유준과 만나왔던 것입니다.
정아의 어머니는 정아의 말을 믿지 않았던 과거를 후회합니다.
정아는 20년 전 오늘 쪽지를 남긴 채 집을 나간 후 돌아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정아의 흔적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정아와 유준의 아버지가 함께 찍은 사진을 발견합니다.
집에 돌아온 유준은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다가 시간 여행에 대한 힌트를 얻고 철거 직전인 음대 연습실로 자전거를 타고 달려갑니다.
유준은 단 한 번 들었던 '비밀(secret)' 연주곡을 빠르게 연주하기 시작합니다.
그 시각 과거를 떠나 미래에서 평생 살아갈 각오를 하며 정아도 학교 연습실로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유준의 연주가 끝나고 둘은 재회합니다.
4. 대만판과 차이점
첫 번째, 원작의 주인공들은 예술 고등학교에 다니지만 한국판 리메이크 영화는 대학생입니다.
그래서 여주가 남주를 오해하는 상황에 반복되면서 조금은 유치한 부분이 있었는데 한국판에서는 설정이 대학생인 만큼 남주의 마음을 오해하는 장면이 없어서 좋았습니다.
오해할 만한 상황이 있었지만 갈등 상황이 남주의 마음을 오해해서라기보다는 비밀을 말할 수 없어서 겪는 어려움과 건물 철거로 이별이 다가온다는 점이 주를 이뤄서 감정선이 더 성숙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부분은 신예은의 역할이 존재감 없이 지나갔다고 생각해서 아쉽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저는 과하게 둘의 사랑을 방해하는 역할로 등장했으면 20년의 시간의 차이를 뛰어넘어 사랑하는 주인공의 서사에 몰입하는 데 방해되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날 나타나서 '내가 오해했네.'라며 쿨하게 말 거는 모습도 요즘 서타일 같아서 귀엽게 느껴졌습니다.

두 번째, 배틀곡이 달라졌으며 한국에서 익숙한 곡인 들국화의 '매일 그대와'를 ost로 정해서 한국의 정서를 가미했습니다.
원작에서는 첫 번째 배틀곡이 쇼팽 에튀트 Op.10 No.5 작품(부제:흑건)이었습니다. 이 곡을 편곡해서 '백건(하얀 건반)'으로 연주한 것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두 번째 배틀 곡은 쇼팽의 '왈츠 7번'이었습니다. 남주가 아주 빠른 속도로 연주해서 강한 인상을 남겼던 곡입니다.
세 번째 배틀 곡은 림스키 코르사코브의 '왕벌의 비행'이었습니다. 배틀하는 두 명의 연주자가 함께 연주해서 좋은 호흡을 보여주었습니다.
한국판에서는 원작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Secret>은 그대로 가져오면서 다른 곡들에는 많은 변화를 주었습니다.
주인공 두 사람이 듀엣곡으로 연주하며 마음을 나눴던 <고양이 춤곡>.
20년이라는 차이를 넘어 마음이 통했던 노래인 들국화의 <매일 그대와>.


배틀곡은 라흐마니노프와 리스트의 곡을 배틀 형식으로 편곡했습니다. 리스트의 <라캄파넬라> 편곡과 라흐마니노프의 이탈리안 폴카, 피아노 협주곡 2번 1악장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배틀 장면만큼은 원작이 준 신선함과 음악성을 뛰어넘기는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이미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곡으로 변화를 준다고 해도 원작에서 처음 느꼈던 음악적인 아름다움과 감동 그 이상을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리스트(1811-1886)의 <라 캄파넬라> La Campanella
라 캄파넬라는 이탈리아어로 작은 종을 의미합니다. 교회의 종소리를 듣고 묘사한 음악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원래는 니콜로 파가니니(1782-1840)가 작곡한 바이올린 협주곡 2번, 3악장입니다.
그 곡을 헝가리계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프란츠 리스트가 피아노 버전으로 편곡한 것입니다.
리스트는 낭만주의 음악사에서 쇼팽(1810~1849)과 함께 피아노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음악가입니다.
쇼팽이 낭만적이고 섬세한 스타일이라면 리스트는 강렬한 테크닉을 지닌 스타일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파가니니는 신의 기교를 가진 연주자로 불리어졌는데요. 리스트가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공연을 보고 반해서 이후에 죽도록 피아노 연습을 했다고 합니다.
고음부는 드라마틱한 종소리를 표현하고, 저음부는 웅장하게 표현했으며 화려한 기교를 보여주는 곡입니다.
라흐마니노프(1873~1943) <이탈리안 폴카>
폴카는 체코의 4분의 2박자의 빠른 춤곡을 의미합니다.
<이탈리안 폴카>는 러시아 작곡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음악 중 가장 경쾌한 곡입니다.
라흐마니노프가 1906년 이탈리아 여행을 하면서 들은 거리 악사들의 음악에 영감을 받아서 작곡했습니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1악장
1901년에 작곡한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대표작입니다.
피아노 연주의 하이라이트 부분에서도 피아노는 오케스트라 반주 역할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피아노 파트와 오케스트라 파트가 잘 어우러져서 좋은 인상을 주는 작품입니다.
라흐마니노프는 교향곡 1번의 대실패 이후로 슬럼프에 빠져있었는데 이 곡의 성공으로 자존감을 되찾으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갑니다.
리스트 <라 캄파넬라>
라흐마니노프 <이탈리안 폴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
말할 수 없는 비밀 OST - 김준성, 김지애
음악이 필요한 순간, 멜론
www.melon.com
멜론에는 영화 OST가 이미 발매되었어요. 말할 수 없는 비밀 OST 목록 확인이 가능합니다!
세 번째, 원작에서 천식이 있었던 여자 주인공과 다르게 한국판에서는 여자 주인공에게 지병이 없습니다.
원작에서는 여자 주인공이 천식이 있다는 설정이어서 마지막에 수정액으로 20년의 차이를 뛰어넘어 책상에 사랑을 고백하고 천식으로 괴로워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장면 때문에 여자 주인공이 죽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한국판에서는 여러 해석이 나올만한 추가적인 설정이 없어서 꽉 찬 닫힌 결말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네 번째, 유준과 아버지의 관계가 소소한 재미를 줍니다.
유준의 아버지가 원작에서와 마찬가지로 유준과 정아의 20년 세월의 차이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부자 관계 케미가 다릅니다.
현대 한국 사회의 분위기를 담아 아버지와 아들이 친구같이 편하게 지내면서도 시의적절한 조언을 해줍니다.
특히 정아에 대해 생각할 때 21세기에 휴대폰이 없는 대학생이라니? 너무 의심스럽지 않나? 싶을 수 있는데요.
정아의 이해되지 않는 상황에 대해서 유부녀라는 둥 간첩이라는 둥 추측하는 장면이 웃겼습니다. 관객들이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오히려 먼저 짚어서 웃어넘긴 것 같았어요!


그밖에
원작에서 여주가 남주가 있는 곳까지 눈을 감고 가는 걸음 수가 108 걸음이었다면 한국판은 88걸음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서사적으로 개연성이 떨어진다거나 유치한 내용은 많이 빠지고 담백하고 청량감 있게 장면들을 담으려고 노력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예를 들어 배틀 상대를 피아노 왕자로 칭한다거나 배틀 중간중간 논평하는 학생들의 대사가 빠진 점이 좋았습니다.
또 여주의 담임선생님이 여주의 비밀을 다른 학생에게 말해서 여주가 자퇴를 하는 설정이 빠졌으며, 과거에서 여주가 수정액으로 쓰는 문장이 덜 오글거리고 담백하게 바뀐 것 등이 있습니다.
5. 말할 수 없는 비밀 촬영지
① 명운대학교
명운대 캠퍼스의 단풍이 든 쭉 뻗은 메타세콰이어길이 인상적이었는데요. 명운 대학교의 배경이 되는 촬영지는 전남대학교입니다. 유준이 자전거를 타고 오고 가던 길이 기억나실 것입니다.
유준이 교환학생 첫날 인희와 계단을 내려오면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있는데요. 인희가 유준이 한국에 오게 된 이유가 담긴 기사를 읽는 장면이죠. 전남대 용지관을 배경으로 촬영한 것입니다.
(공과대학 7호관 앞은 학교를 누비는 정아의 촬영지, 518 연구소 옆 길은 함께 자전거를 타고 가는 유준과 정아의 장면 등)
영남대도 명운대의 촬영지인데요. 음악대학, 상경대학 상경관, 노천강당 앞 도로 등에서 촬영이 이루어졌습니다.


② 레코드 가게
유준과 정아가 좋아하는 노래를 찾아서 듣는 장면 기억나시죠? 둘 다 들국화 CD를 골라 왔죠. 유준이 진아에게 헤드폰 씌어주며 들국화의 <매일 그대와>를 들려주는 장소가 종로 3가 세운상가 옆에 있는 '서울 레코드'입니다.
스틸컷과 배치가 조금 다른 이유는 촬영당일에 영화세트와 소품을 다시 설치하고 촬영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③ 송어 보러 가는 과제 핑계로 데이트하러 간 곳
유준이 송어의 움직임을 살피는 과제를 하자며 정아와 데이트하러 간 곳은 영산강이 흐르는 담양 관방제림입니다. 수변에 단풍이 가득해서 등굣길 근처인 줄 알았는데 다른 촬영지였네요. 원래도 가을 단풍 맛집인 것으로 보입니다.

④ 정아 어머니가 일하시는 그릇 가게
정아가 어머니를 도와서 가게에서 그릇을 정리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정아가 학교에 좋아하는 남학생이 생긴 것 같다고 떠보는데요. 정아는 수줍어하면서 엄마에게 눈치가 빠르다고 말합니다. 남자친구를 언제 보여줄 거냐는 엄마의 물음에 정아는 보기 어렵다고 둘러댔습니다.
이곳은 대구에 있는 폴란드 그릇 가게 '아토'라는 곳입니다.


6. 개인적으로 궁금한 점!!
정아가 새벽에 엄마에게 메모를 남겨놓고 학교 음악실로 달려갔으니
20년 후의 미래로 갔다는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20년 동안 정아는 행방불명 됐다는 것인데요. 예정대로 정아가 미래로 갔다면 유준을 다시 만날 수 있었을까요?
만난다고 해도 다소 상황이 복잡하게 흘러갔을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어느 정도 유명세를 탄 피아니스트 유준이 사라졌는데 현실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궁금합니다. 아빠라도 진실을 아니까 다행인 걸까요? ㅎㅎ
7. 마치며
전체적으로 원작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 (그리고 그때는 다들 더 젊은 시절이었잖아요???) 한국적인 정서에 맞게 성공적으로 리메이크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담스러운 요소 없이 여주와 남주의 감정선에 초점을 맞춰 담백하게 내용을 쳐낸 것도 전 너무 좋았어요.
재고 따지는 것 없이 사랑하는 사람을 따라 모든 것을 던지고 과거로 간 결말도 20대 초반의 풋풋한 감정을 잘 보여준 것 같아요.
사실 영화나 소설에서 약속을 하는 장면이 나오면 못 지키는 게 국룰이잖아요? 그런데 유준은 '네가 있는 곳에 함께한다'는 그 말을 결국에는 지켰다는 것도 감동 포인트였어요!
사실 원작의 배우와 남주의 싱크로율이 다소 높지 않다고 생각한 것은 사실인데요.
도경수 배우의 순수한 눈망울이 인상적이기도 했고, 첫눈에 반한 장면을 묘사한 것을 보니 멜로물 남주로 찰떡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원진아 배우는 웃을 때 너무 싱그럽고 수수한 느낌이 들어 원작의 여주와도 싱크로율이 높고 남주와도 분위기가 잘 어우러져서 좋았습니다.
신예은 배우는 이 작품이 스크린 데뷔작이라고 하는데요. 팬층이 두텁고 얼굴이 많이 알려져 있다 보니 서사에서 신예은 배우의 존재감이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있을 것 같습니다.
역할이 크진 않았어도 남주의 마음을 오해하는 모습을 귀엽게 잘 살렸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절대 짝사랑하거나 오해일리가 없는 얼굴이잖아요. 당연히 사랑하지요ㅎㅎㅎ
영화가 끝나고 '매일 그대와~~~~' 잔상이 남는 걸 보니 주제곡 선정도 성공적인 것 같습니다!
기대작으로 손꼽히던 송혜교의 '검은 수녀들'과 설날에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코미디 영화 '히트맨2'가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셋 중에는 가장 늦게 개봉한 '말없비' (한국판)가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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