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 총평 및 추천 이유
파묘는 개봉 일주일만에 관람객 300만 명을 돌파하면서 화제가 된 영화입니다. 장재현 감독의 3번째 작품인 파묘는 개봉 전부터 기대감을 모았습니다.
영화 파묘는 그동안 이전 두 편에 영화에서도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무속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공포 스릴러 좋아하거나 탄탄한 스토리와 연기력이 기대된다면 꼭 보시길 추천합니다.
2. 영화 줄거리 요약 (스포 주의)
영화 초반에 미국 LA에 자리 잡은 엄청난 부자 집안에서 집안의 장손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신경쇠약을 겪습니다. 첫째 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둘째 아들 박지용이 장손이 되자 그에게도 신경쇠약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두 번의 유산 끝에 겨우 얻은 아이조차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아프자 결국 한국에서 유명한 무당인 화림(김고은)을 불러 오면서 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화림은 묫바람이 들었다고 진단하고 명망있는 풍수사 김상덕과 대통령을 모셨던 장의사 고영근을 불러 묫자리로 향합니다.
주인공 상덕은 산 정상에 있는 묫자리를 보더니 40년 동안 풍수사로 살았지만 악지 중에 악지라고 판단합니다. 불길한 기운을 강하게 느낀 상덕은 일을 못하겠다면서 자리를 피했습니다.
상덕이 불길함을 느꼈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우선 산 정상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기운을 흩어놓는 흉지입니다. 또한 무덤 뒤에 볕이 들지 않는 기괴한 숲이 있고, 귀신이 드나든다는 문(귀문)이 있는 방향인 북쪽을 향해 탁 트여있었습니다. 심지어 묘지에 올라오는 길에 묫자리와는 상극인 짐승으로 알려진 여우를 봤던 것입니다.
마치 누군가가 악의를 갖고 선정한 묫자리 같았는데 이 묫자리를 봐준 사람은 기순애라는 법명의 스님이었습니다.
화림의 설득 끝에 대살굿과 이장을 동시에 진행해 의뢰자인 박지용의 할아버지 박근현의 관을 꺼냈습니다.
이후 일을 마무리하던 한 일꾼이 뭔가 좀 더 있지 않을까 하는 욕심에 땅을 좀더 파보다가 사람의 머리를 가진 기괴한 뱀을 보게 됩니다.
앞서 김상덕은 다른 묘를 파관한 직후 뱀을 발견했었고 이는 앞으로 일어날 불길한 징조에 대한 첫 번째 징조였습니다. 두 번째 징조로 나타난 여자 머리를 한 뱀(누레온나)이 나타났을 때 놀란 일꾼이 그 뱀을 죽이자 먹구름이 몰려오고 비가 오기 시작합니다.
비가 오면서 화장 절차가 미뤄졌습니다. 관 안에 금은보화가 있다는 소문에 영안실 관리자가 그 관을 몰래 열어 봤고 그 안에서 험한 것이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박지용이 관을 열지 않고 통째로 화장을 하려 했던 이유는 바로 할아버지인 박근현이 중추원 부의장까지 지낸 을사오적에 버금가는 친일파 핵심 인물이었고 이를 들킬까 두려웠기 때문이었습니다.
관이 열리자 벼르고 있던 박근현은 자신을 악지에 묻히도록 내버려 둔 후손들 찾아가 차례로 죽이기 시작했고 박지용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죽인 후 손자의 몸에 빙의해 여전히 일제에 충성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후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어버렸다.'라고 말하며 손자를 죽이기까지 합니다.
다행히 박지용의 아이에게 마수가 뻗치기 전에 박근현의 시체를 화장하는 데 성공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됩니다.
누레온나를 죽인 일꾼에게 동티가 나자 상덕이 누레온나를 달래기 위해 뱀 시체를 찾는 과정에서 첩장(또 다른 관)을 발견합니다.
그 관은 3m에 달하는 관이었으며 특이하게 세로로 길게 묻혀 있습니다. 그 관은 일본 장군의 관이었습니다. 일본 장수였던 자신의 몸이 썩어 없어지자 쇠말뚝을 자신의 몸으로 삼은 기이한 장수였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친일파였던 할아버지가 도굴을 피하기 위해 일본의 유명한 스님에게 자리를 추천받아서 묫자리를 정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그 스님은 할아버지를 위해서가 아닌 조선의 정기를 끊기 위해 인간 쇠말뚝으로 일본 장군의 관을 묻은 것이었습니다.
그 위에 친일 고관대작인 할아버지의 시신을 첩장해서 쇠말뚝을 찾아 제거하려는 조선의 독립 운동가들을 피하려는 속셈이었습니다.
일본 장군이 불의 형태로 관에서 나와서 스님과 관리인을 죽이고 무당 화림마저 공격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상덕이 음양오행을 이용해 피묻은 나무로 장군을 해치우며 영화가 끝납니다.
3. 영화 감상평과 마무리
사실 겁이 많은 편이라 영화 파묘의 다소 충격적인 스토리를 볼 수 있을까 걱정하면서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그런데 두고두고 회자되는 영화는 때를 놓치면 다시 찾아서 보기는 힘들고 내용은 궁금해서 나중에 안 본 게 후회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큰 마음을 먹고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계속해서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긴장감 속에서 강력한 몰입감을 선사하는 영화였습니다.
사실 조상들의 묫자리 이야기로 시작해서 박근현의 시신 화장을 끝으로 이야기가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또다른 이야기가 시작되어서 신선했습니다.
갑자기 이야기가 우리나라 역사로 연결이 되니 더이상 영화가 나랑 상관없는 무속신앙과 관련된 공포 스릴러물이 아니라 나와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닌 것처럼 여겨졌습니다.
일제가 일제 강점기에 명산의 맥을 끊고, 명당에 쇠말뚝을 박은 전례가 있기에 실화가 아닌데도 실제 있었던 일처럼 느껴졌습니다.
이처럼 실화같은 탄탄한 스토리에 연기력이 입증된 많은 배우들 덕에 몰입할 수 있는 좋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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